실리콘을 앞지르는 나노튜브 메모리
오랫동안 탄소나노튜브는 더 빠르고 작은 컴퓨터 메모리를 제작하기에 완벽하다고
생각되어 왔지만, 지금까지의 시작품 장치들은 실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동작이 너
무 느린 것으로 입증되었다. 그런데 이제 이전보다 10만 배나 더 빠른 새로운 디자인
에 의해 그러한 장벽이 돌파됨으로써, 나노튜브 플래시메모리가 미래의 전자장치와
컴퓨터 장치들의 부품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.
이 장치는 매우 단순한 구성을 이용하여 개별 나노튜브에 하나의 디지털 비트를 저
장한다. 각각의 튜브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눕혀져 놓여 있으며 그 길이방향을 따라
전류가 흐르는 전극 2개가 부착되어 있다. 3번째 전극인 “게이트(gate)”는 데이터를
기록하기 위해 사용되는데, 얇은 절연층에 의해서 이 작은 튜브와 분리되어 있다. 데
이터 기록을 위해서는, 게이트가 빠르고 돌발적인 전류를 통과시키면, 전극과 나노
튜브 사이에 있는 절연물질 층에 영구적인 전하형성이 유발된다. 디지털 1의 신호인
이 전하는 나머지 두 전극들 사이를 지나는 전류를 바꾸기 때문에 검출될 수 있다. 0
을 기록할 때에는 게이트 전극을 통해 2번째 펄스를 보내어 저장된 전하를 지운다.
이러한 전하는 장치가 꺼졌을 때에도 메모리가 유지될 정도로 충분히 오랜 기간 동
안 지속되며, USB 스틱 및 휴대폰이나 카메라의 플래시카드와 같은 플래시메모리
장치와 같은 방식이다.
이전의 탄소나노튜브 장치들은 대부분 이산화실리콘을 절연층으로 사용했다. 그러
나 이 물질에 전하를 싣는 데에는 수 밀리초나 걸리며, 이것은 메모리의 관점에서는
긴 시간이다. 현존하는 플래시 메모리는 동일한 작용을 수행하는데 겨우 수 마이크
로초가 걸린다. 그러나 핀란드 헬싱키공대(Helsinki University of Technology)의 패
이비 토르매(Paivi Torma)와 유배스큘래대(University of Jyvaskyla)의 동료들이 개
발한 새 장치는 다른 절연 물질을 이용함으로써 그러한 격차를 줄였다. 이들은 게이
트 전극을 얇은 산화하프늄(hafnium oxide) 층으로 덮었다. 산화하프늄은 전압변화
에 매우 민감하며 전하를 붙잡는데 도움을 주는 다공성 구조를 가진다.
시험에서 이번 새 장치는 겨우 100나노초만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지울 수 있었다. 이
것은 이전 시작품들보다 크게 향상된 것이며 심지어는 상용 플래시메모리보다 더 빠
른 것이다. “최적화나 다듬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은 대단히
놀라운 결과다. 실제로 100나노초라는 한계를 만드는 것은 나노튜브 메모리가 아니
라, 우리의 실험기구이다. 그래서 이 장치는 더욱 높은 속도에서도 작동할 수도 있
을 것이며, 단지 아직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다.”라고 토르매는 말한다. 이 장치는
그럭저럭 18,000번의 작동을 견뎌냈으며, 이것은 메모리 장치에 있어서는 적당한 수
명이라고 그녀는 덧붙였다.
지금까지는 단지 하나의 탄소나노튜브 요소에 대한 시험만 해왔기 때문에, 다음 과
제는 배열로 만들어 작동하는 메모리 칩을 만드는 것이다. 그리고 비록 연구진은 전
원이 차단된 뒤 며칠 동안 데이터를 “기억”할 수 있다는 것만 입증했지만, 이 기간이
확장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확신하고 있다. 케임브리지대(University of Cambridge)
에서 나노전자공학을 연구하고 있는 안드레아 페라리(Andrea Ferrari)는 이번 연구
를 “중대한 진전”이라고 부른다. 느린 기록속도 때문에 일부 연구자들이 단념하기도
했던 이러한 탄소 장치에 대한 관심이 이번 발견 덕분에 부활될 것이라고도 그는 덧
붙였다. “이번 연구는 탄소나노튜브 장치를 다시 유명하게 만들기 위한 첫 단계이
다.”라고 그는 말한다. 그러나 상업적으로 대규모로 나노튜브를 메모리칩에 고밀도
로 제조하는 데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남아있다고 그는 지적한다. 오늘날의 장치에
서 메모리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정교한 대규모 실리콘 제조공정들에 비해서, 대량
의 나노튜브들을 적당한 위치로 조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. 그러나 전기장을 이용해
서 이동시키는 것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.
* 관런문헌 : Nano Letters (DOI: 10.1021/nl8029916)
http://www.newscientist.com/
출처 : KISTI 『글로벌동향브리핑(GTB)』 2009-02-0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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